사건 개요
의뢰인은 검찰과 금융감독원 등 국가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이른바 '셀프 감금' 수법에 걸려, 약 2주간 숙박업소에서 외부와 단절된 채 본인과 가족의 재산을 편취당한 피해자였습니다. 문제는 그 기간 조직의 지시에 따라, 또 다른 피해자가 의뢰인 명의 계좌로 입금한 거액을 가상화폐로 바꿔 제3자 계좌와 전자지갑으로 보내는 '전달책' 역할을 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사기방조 혐의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계좌에 남은 입출금 기록과 환전·송금 행위라는 외형만 보면 언제든 피의자로 입건될 수 있었고, 형사처벌에 더해 다른 피해자에 대한 거액의 손해배상 책임까지 질 수 있는 처지였습니다. 게다가 본인 계좌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사기이용계좌로 지급정지되어 채권소멸절차 개시 가능성까지 있었고, 생계마저 위협받는 상황이었습니다.
조민성 변호사의 조력
수임 직후, 이 사건은 외형상 가해 행위가 존재하지만 실질은 그 반대를 가리키는 구조라는 점을 출발점으로 삼았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행위에 끌려가는 대신, 의뢰인이 놓여 있던 객관적 상태와 행위에 이른 경위, 사건 전후의 행동 양상을 다각도로 살펴 변호의 큰 틀을 설계했습니다.
핵심 쟁점인 고의에 대해서는, 의뢰인이 어떤 인식 속에서 행위에 이르렀고 그 인식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객관적 정황과 자료로 차례차례 드러냈습니다. 의심을 외면한 것이 아니라 정교하게 설계된 기망 구조 안에서 자신의 행위를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점이 자연스럽게 읽히도록 사건의 흐름을 재구성했습니다.
나아가 이 행위가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정면으로 다투었습니다. 감금 상태에서 가해진 위협의 강도와, 그로 인해 정상적인 외부 활동과 자율적 판단이 사실상 막혀 있었던 정황을 관련 대법원 판례 법리에 비추어 정리하고, 사건 당시 합리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상태였는지 자체를 객관적 사정으로 되물었습니다.
결정적 포인트로는 범행 동기의 원천적 부재를 내세웠습니다. 의뢰인이 이 일로 얻은 것은 없고 잃은 것만 남았다는 사실이 자료 자체에서 드러나도록 구성해, 외형과 실질이 정반대를 향한다는 점을 보였습니다. 여기에 유사 사건에서 미필적 고의를 엄격하게 판단해 온 하급심 판례들을 체계적으로 인용해 판단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빈틈없이 담은 변호인의견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하면서, 실체 규명에 도움이 될 객관적 증거의 확보 방향까지 함께 제시해 수사기관이 사건의 외관 너머 실질에 도달할 수 있는 경로를 마련했습니다. 사건 전후 의뢰인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가 입은 정신적 손상과 회복 과정도 사람의 이야기로 전달했습니다.
결과
수사기관은 의뢰인을 피의자로 입건하지 않은 채 입건 전 조사 단계에서 사건을 불입건(혐의없음)으로 종결했습니다. 결론에는 피해금 입금 계좌의 명의자인 의뢰인이 조직원들의 범행과 무관한 또 다른 범행의 피해자라는 점이 명백하다는 판단이 그대로 담겨, 사기방조의 공범이 아니라 조직에 이용당한 피해자라는 변론이 받아들여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형사처벌 위험은 물론 다른 피해자로부터의 손해배상 청구 등 후속 분쟁 위험에서도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보이스피싱 전달책 방어 사례입니다.